천로역정(17) 다시 찾은 구원의 기쁨 (요한계시록 2:2-5)
크리스천은 잠자고 있는 세 사람과 담을 넘어 온 두 사람을 만난 후 목적지를 향해 힘들고 고된 좁은 길을 계속 걸어갔습니다. 아름다운 궁전은 ‘고난의 산’이라 불리는 그 산 정상 부근에 있었는데, 그곳까지 오르는 길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고난의 산’이라고 불렸습니다. 산 중턱 쯤에 산의 주인이 지친 여행객들의 쉼을 위해 만든 아늑한 정자가 있었습니다. 크리스천은 그곳에 이르자마자 자리에 앉아 휴식을 취했습니다. 그는 품 안에서 두루마리를 꺼내 읽으며 위안을 얻었습니다. 또 십자가 앞에서 받은 옷을 자세히 살피며 힘을 얻었습니다. 그렇게 편안한 쉼을 누리던 그는 꾸벅 꾸벅 졸다가 이내 깊은 잠에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그가 오랜 시간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동안 가는 길이 점점 지체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잠결에 손에 들고 있던 두리마리를 그만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그때 누군가 잠자고 있던 그에게 소리를 쳤습니다. “게으른 자여 개미에게 가서 그가 하는 것을 보고 지혜를 얻으라”(잠 6:6) 이 소리를 듣고서야 크리스천은 비로소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잠을 자다 보니 어느새 거의 해가 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다시 길을 재촉하여 가던 도중 용기와 위안을 얻으려고 가슴에 품고 있던 두루마리를 더듬어 찾았으나 두루마리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두루마리는 성경 또는 하나님 말씀을 의미하는 것으로 두루마리를 잃어버렸다는 것은 구원의 확신이나 구원의 기쁨을 잃어버린 것을 의미합니다. 그는 매우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그러다 언덕을 올라오다 쉬었던 정자에서 깜박 잠이 들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그는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서 자신의 어리석었던 행동을 용서해 주시기를 눈물로 회개했습니다. 그리고는 두루마리를 찾기 위해 다시 자신이 왔던 험난한 길을 힘들게 되돌아갔습니다. 되돌아가면서 그는 육체의 편안을 위해 내내 어리석게 잠이 든 자신에 대한 자책감이 밀려왔습니다. 정자에 도착한 그는 주변을 살피다가 나무의자 아래서 두루마리를 찾았습니다. 잃어버렸던 두루마리를 찾은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 두루마리야말로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통행증이요, 영생을 보장하는 증서와도 같았기에 그는 다시 찾은 두루마리로 인해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주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신앙생활을 할 때 크리스천처럼 영적인 슬럼프가 찾아올 수 있습니다. 이 영적인 슬럼프는 언제 어떻게 오는 것일까요? 영적인 슬럼프는 편안하고 게으를 때 기도하지 않음으로 인해 오게 됩니다. 크리스천이 영적인 잠에 빠져든 것은 육신적으로 편안하고 게을러졌을 때 영적인 슬럼프가 찾아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영적인 게으름으로 인해 범죄하고 영적인 슬럼프에 빠져 구원의 기쁨을 잃어버렸던 한 인물을 성경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바로 다윗입니다. 다윗은 원래 새벽을 깨우며 하나님께 기도할 정도로 부지런한 사람이었는데, 영적으로 게을러지니까 기도하지 않았고 이내 유혹이 틈타 넘어짐으로 영적인 슬럼프가 오게 된 것입니다. 그가 밧세바와 동침한 후 나단 선지자가 찾아왔을 때 “주의 구원의 즐거움을 내게 회복시켜 주시고 자원하는 심령을 주사 나를 붙드소서”(시편 51:12)라고 고백했습니다.
에베소교회가 처음 사랑을 잃어버리고 영적인 슬럼프에 빠지게 된 이유도 바로 영적인 게으름 때문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에베소교회는 처음에 열심 있는 신앙생활로 주님께 칭찬 받는 교회였습니다. 본문 2절에 ‘네 행위와 수고와 인내를 알고 있다’고 할 정도로 신앙생활을 함에 있어서 열심히 모이기를 힘썼고, 늘 기도에 힘썼으며, 말씀 듣기를 사모하고 전도하기에 힘을 썼습니다. 또 3절에 ‘네가 참고 내 이름을 위하여 견디고 게으르지 아니한 것을 아노라’(3절)할 정도로 주님의 이름을 위하여 잘 참고 견디며 게으르지 않았습니다. 그랬던 에베소교회가 어느 순간 처음 사랑에서 떠나 처음 행위를 버리고 영적으로 게을러지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주님으로부터 처음 사랑을 버렸다고 책망을 받은 것입니다.
처음 주님을 영접하고 성령을 받았을 때는 누구나 구원의 감격으로 인해 기쁨이 넘치고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도 갈수록 뜨거워집니다. 그래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예배에 참석하고 기도하기를 힘쓰게 됩니다. 교회에 나오는 것이 행복하고, 믿음의 형제들과 함께 교제하는 시간이 행복합니다. 또 주일이 기다려지고 말씀이 사모됩니다. 말씀이 믿어지고 깨달아지니까 가족이나 지인들에게도 복음을 전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구원의 기쁨도 사라지고 처음 사랑도 식어집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가장 큰 원인은 기도를 쉬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도를 쉬게 되니 성령충만함이 떨어져 다시금 세상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면 영적인 슬럼프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내 신앙이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해야 합니다. 한 때 성령 충만했던 사람이라 할지라도 순간 세상을 바라보고 취해 나가다 보면 어느새 세상 정욕에 빠져들 수가 있습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편안한 쉼을 누리려고 하다가 이내 깊은 잠에 빠져버린 크리스천처럼 세상적인 것을 통해 잠시 쉼을 얻으려고 하다가 세상 쾌락에 빠져버리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세상의 것에 완전히 빠지는 것이 아니라 잠시 쉼을 얻으려고 세상 음악이나 TV, 오락, 게임 등을 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에베소교회가 처음 사랑을 회복하고 다시 처음 행위를 찾기 위해서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할 것을 말씀하셨습니다(5절). 처음 사랑이 언제부터 떨어지게 되었는지 그 원인을 찾아 회개하고 돌이켜서 처음 행위를 가져야 합니다. 기차가 철로를 이탈했는데, ‘왜 가지 않느냐’고 기도하면서 부르짖으면 그 기차가 움직이겠습니까? 일단 탈선한 기차를 다시 철로 위에 올려 놓아야 달릴 수 있는 것입니다. 언제부터 주님을 신뢰하지 못하고 주님을 거스르기 시작했는가? 언제부터 기도없이 내가 스스로 일을 해결하려고 했는가? 언제부터 말씀을 피하여 살면서 내 안에 정욕과 욕심이 틈탔는가? 그 이유를 깨닫고 회개하고 돌아와야 하는 것입니다.
주님께로 돌아오면 주님께서 처음 사랑을 회복시켜 주십니다. 처음 사랑이 회복되면 그 다음에 처음 행위를 갖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주님은 자신의 잘못을 회개하고 돌아오는 사람을 결코 외면하거나 과거의 잘못을 탓하지 않으십니다. 한량없는 사랑으로 우리를 품에 안아 주시는 것입니다. 돌아온 탕자를 위해 제일 좋은 옷을 내어다 입히고 손에 가락지를 끼우며 살진 송아지를 잡아 잔치를 열어 주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마음이십니다. 그러므로 내가 어디서 언제부터 구원의 기쁨이 사라지고 내 신앙이 떨어지게 되었는지 잘 생각해 보고 그 원인을 발견하여 철저히 회개하는 여러분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작성일 : 22-04-0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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